‘베이징키즈’ 엄팀 “힘빼고 야구하는 법 배웠어요”

‘베이징키즈’ 엄팀 “힘빼고 야구하는 법 배웠어요”

최고관리자 0 257,265 06.02 15:12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는 9전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그걸 보고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를 직접 시작한 게 지금 30세 전후다. 평균연령 28세 사회인 야구팀 ‘엄팀’은 “어릴 때 야구장도 아닌 공원, 운동장 구석에서 고무공을 주고 받아도 재밌었다”며 “당시 추억과 야구를 통해 느낀 기쁨은 지금도 계속 야구를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엄팀은 2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끝난 2024년 경향신문과 함께 하는 인제군 1박2일 사회인 야구대회를 8위로 마감했다. 지난 1일 예선 리그에서 1승1패를 기록했고 이날 순위결정전에서 베테랑팀 팀 네이버스에 14-15로 무릎을 꿇었다. 엄재후 감독(29)은 “힘과 의욕만으로 되지 못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엄팀은 2022년 창단됐다. 경희대 재학시절 동아리에서 야구를 한 선후배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든 팀이다. 직장인 반, 재학생 반으로 구성돼 있다. 구성원은 왕성하게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30세 전후. 훈련보다는 경기 위주로 운영된다.

이들 모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야구를 시작한 젊은이들이다. 한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베이징올림픽 야구를 보고 동네에서 친구들과 야구를 시작했다”며 “대부분 멤버들이 당시 초등학생 또는 중학생이었고 그때는 야구장은커녕 동네 놀이터에서 캐치볼을 해도 너무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엄팀 선발투수 배주형이 1일 강원도 인제야구장에서 열린 ‘인제군 1박2일 야구대회’ 119소방야구단과 경기에서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팀 이름 ‘엄팀’은 엄재후 감독의 성을 따서 지었다. 유니폼 상의에 한자 ‘엄(嚴)’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엄 감독은 “졸업 후에도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 팀 창단을 내가 주도했다”며 “내 성을 걸고 이름이 지어지다 보니 내가 뛰기보다는 뒤에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 감독은 “1박2일 야구대회에서는 팀워크도 다지고 그동안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출전기회를 줄 수 있어 좋았다”며 “몇해전 광명 죠스팀 소속으로 1박2일 대회에 출전했고 당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 엄팀 선수들과 함께 오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엄팀 박영서가 1일 강원도 인제야구장에서 열린 ‘인제군 1박2일 야구대회’ 119소방야구단과 경기에서 타구를 날리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엄팀은 젊은 만큼 빠르고 의욕적이었으며 힘도 강했다. 하지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고비에는 섬세하면서도 노련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 지난해 우승팀 119 소방야구단과 5-6까지 따라갔지만 결국 5-17로 패했다. 2차전에서는 지구라트에 14-13으로 신승을 거뒀지만, 순위결정전에서는 50~60대 선수로 구성된 팀 네이버스에 14-15, 1점차로 패했다. 엄 감독은 “이틀 동안 3경기를 치르면서 당초 목표로 삼은 1승은 달성했지만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며 “역시 힘 빼고 야구하는 게 어렵고 그걸 우리가 빨리 배워야한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 엄 감독은 “아버지뻘 되는 노련한 팀들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며 “그간 겉돈 구성원들과 함께 자고 운동하면서 많이 친해진 것도 귀한 소득”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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